퇴사와 삶에 관하여
세상을 바꾸겠다는 생각에 대한 반성
Hi Sophia
2020. 1. 26. 17:04
명절에는 확실히 텔레비전을 많이 보게 된다. 특히 아빠와 딱히 할 말은 없지만 시간은 함께 보내고 싶을 때, 나는 아빠 옆에 앉아 함께 텔레비전을 본다. 그러다보면 생전 보지 않던 드라마도 여러 편 보게 된다.
낭만닥터 김사부 (시즌1) 재방송을 봤다. 시즌2 방영 기념으로 케이블 채널에서 틀어주는 모양이었다. 거기에서 배우 한석규가 내뱉은 대사 한 마디가 한 순간 뇌리에 꽂혔다.
나를 부끄럽게 만든 대사.
물론 이국종 교수의 책인 골든아워에서 봤던 대목일 것도 같았지만, 그 땐 무심코 지나쳤을 것이다.
“자네가 이런다고 세상이 바뀔 것 같나?”
“세상을 바꿀려고 이러는 거 아니야. 난 내 앞에 있는 사람을 살리려고 하는 일인데.”
나는 후원 몇 번, 봉사활동 몇 번 하고는
‘아 고작 이 정도로는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’는 사실에 회의감을 느끼고 그 길을 직업으로 삼고자 결심했다.
무언가 특별한 일을 해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모두가 기부에 동참하도록 하는 것. 그것이 대학시절 나의 꿈이었다.
그러나 내 앞에 놓일 것들은 세상을 바꾸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, 사람 한 명을 살리는 일일 것이고
그것이 사실은 훨씬 더 중요한 일일 것이다.